
평생 동안 아버지와 단 둘이,이런 좁디좁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숨 쉬며 생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갑자기 어쩔 수 없이 언제 나갈지 전혀 예상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리뿐만은 당연히 아니겠지.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병원에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갖고 입원해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중환자와 그 보호자들은 애써 낙관하며 또 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버티는 중일 것이다. 그래 나처럼, 저기 힘없이 걸어가는 아주머니처럼... 아버지의 병환이 왠지 모르게 나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른다.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나약한 인간에게 무조건 찾아오는 생로병사에 비하면 나머지 것들은 너무나 초라하고 보잘것없건만,나는 무엇을 위해 이리 예민하게 살아왔을까? 공적을 자랑할 만큼 대단한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