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야기

부정맥.. 시술만이 살 길일까? (전극도자절제술, 담낭절제술)

리치 퍼플 2025. 3.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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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 확진을 받고, 시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소견을 들은 날로부터 지금까지 약 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증상은 여러 번 자주 있었지만 시술까지는 할 수 없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시술 도중 큰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생각보다 꽤 높아서였다. 잘못될 확률이 아예 없는 시술이나 수술이 어디 있겠냐만은 시술을 집도할 의사에게 직접 들은 그 확률이 천 명 중에 세네 명이라면 당시 나의 상황에서는 결코 무시할만한 확률은 아니었다.

 

부모님을 포함한 우리 가족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가 나의 주도하에 오랜 기간 진행 중이었고 만약 내가 시술을 받다가 문제가 생기면 나머지 가족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에 나중에 모든 것이 정리되고 난 뒤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우리 가족 일생일대의 프로젝트가 거의 끝난 지금, 어쩌다 보니 담낭절제술을 먼저 하게 되었다.

 

담낭용종 또한 부정맥과 비슷한 시기에 발견하여 크기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복부초음파검사를 받고 있었는데 제일 큰 용종의 크기가 1cm가 되면서 급하게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정말 내 장기 중 하나를 떼어 내는 수술을 하게 될 줄이야..

하지만 간, 담낭, 췌장 관련 암은 알면 알수록 너무나 무서웠기에 담당 교수님들의 진료 소견에 따라 빠르게 수술을 결정하였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에 수술받을 수 있도록 상의드렸다.

 

복강경으로 쓸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으면서 내가 부정맥 환자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슬프게 느껴졌는데,

신경 쓰고 확인해야 될 것들이 많아지니, 게다가 그 사안이 가볍지도 않으니 당연한 얘기다.

 

이런, 내 건강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이제 전극도자절제술이란 부정맥 시술만 받으면 난 다시 건강해질 수 있을까?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은,

역시, 아직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

 

지난 5년 동안 내가 살아온 삶을 냉정하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난 건강할 자격이 없다.

 

스트레스를 핑계로 잦은 음주와 흡연은 일상이었고 식사를 제 때 챙기지 못하니 장시간 굶거나 폭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물며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카페인이 잔뜩 들어 있는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로 빈속을 달래는 어리석은 짓을 반복했다. 

운동도 규칙적으로 자주 하지 못하고 어쩌다 한번 몰아서 하니 다치기 일쑤였고 사업장에서 불가피하게 해야 하는 힘든 노동들은 나의 기력을 쉽게 잃게 만들었다.

 

담낭에 병이 온 것도 이런 내 삶의 방식과 매우 큰 연관이 있을 거라 확신한다.

 

알고 있었다. 건강이 제일 소중하다는 것을.

그런데 왜 뭔가 일이 닥치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일까.

정말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그래서 부정맥 시술을 받기 전, 난 내가 건강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먼저 되어 볼까 한다.

건강할 자격이 없는데 시술이든 수술이든 받아봐야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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